작품 스틸컷
출연진
할미_최정아 / 민재_민대식 / 주연_김연주 / 성주신_오현범 / 삼신_김소정 / 조왕신_김신아 / 측신_최자인 / 문신_김치우 / 악사_최영석, 김성희
제작진
극작가_정가람 / 연출가_김소정 / 작곡가_조원영 / 안무가_김신아 / 기획_정가람 / 무대디자이너_박미란 / 음향디자이너_김찬 / 조명디자이너_김재경 / 무대감독_김동혁 / 의상디자이너 _ 김민경 / 소품디자이너_김지현 / 영상디자인_박정민 / 조연출_김나희
연출의도
어두워지는 저녁 일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사고라도 났으면 어떻게 하지 불안해하던 기억이 있다. 일하는 엄마가 된 지금 홀로 밥을 먹어야 하는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불안함을 느끼며 어릴 적 하염없이 대문을 바라보던 나를 바라본다.
서로의 시간을 살아내며 홀로 크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되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서로를 걱정하고 미안해하는 마음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고 세상의 수많은 가족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이러한 마음을 우리의 전통연희에 녹여 풀어내려고 한다. 우리 연희가 가지고 있는 힘은 함께 사는 사람살이에 있기에 그 것을 품고 풀어내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연희들을 활용해 배우들의 몸짓을 만들고, 대중에게 다가가기에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줄 수도 있는 무속신앙인 집지킴이 귀신과 지신밟기의 그 의미가 변질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서사와 캐릭터를 살펴 현대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해 보려고 한다.
우리의 전통 연희이지만 현대의 일상 속에서 점점 거리를 두는 이 모든 것들이 어제와 오늘을 이어 내일의 아이들에게까지 재미있는 창작연희레퍼토리 가족음악극으로 발전시켜 나가려 한다.
시놉시스
50년이 더 된 한옥이지만 사는 동안 여러 불편함으로 조금씩 고쳐진 집. 아이들 웃음소리가 나던 작은 마을이었지만, 이젠 거의 모든 집이 독거노인들만 사는 마을이 되었다. 더 이상 정월 대보름에 지신밟기를 하지 않는 쓸쓸한 마을. 이 마을 각 집에 사는 가신들은 늙어가는 할미들의 주름만 세며 따분하게 산다. 낙이라곤 가끔 오는 손주들 뿐. 그마저도 학원에, 캠프에 바쁘다고 통 오지 않는 손주들. 이러다 겨울방학이 끝나갈까 가신들은 걱정이다. 그러다 엄마의 출장으로 갑자기 온 손주(남매)들을 위해 오랜만에 정월대보름에 못한 셀프 지신밟기를 하는 가신들.
나쁜 것들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켜주는 문신, 집주인과 사주 보듯이 궁합을 보는 토주신, 집 안팎으로 다스리는 성주신과 엄마들의 좋은 벗이 되곤 하는 조왕신, 아이를 지켜주는 삼신, 재물과 복을 주는 업신, 화장실 문을 열기 전에 예절을 중시하는 측신, 물과 장독을 지켜주는 용왕신과 천룡신이 외할머니의 손주들인 남매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외할머니가 급한 일로 잠시 외출한 사이, 주인공 남매는 따분해 숨바꼭질을 하며 집안 구석구석을 탐험한다. 옛날 변소 똥통에 빠지기도 하고, 장독을 깨트리기도 하고, 불장난 끝에 집을 태울 위기에 처한다. 출타한 외할머니를 대신해 손주들을 돌보던 가신들은 점점 지쳐간다. 올 때 반갑고 갈 때 더 반가운 손주들이란 말을 실감한다. 집이 불에 탈 위기가 닥치자 손주들과 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가신들과 업신이 힘을 합쳐 비님을 불러 불을 끈다.
한바탕 소동이 잠잠해 진 후, 불장난으로 따뜻해진 안방 아랫목에 누운 남매들은 빈 집에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님을, 서로서로 돌봐주는 어떤 존재가 있음을 어렴풋하게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든다. 외출에서 돌아온 외할머니는 잠든 손주들의 이불을 매만지며 손주들을 돌봐준 영적인 존재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막이 내린다.